“교회는 비신자든 누가 와도 포용하며 이야기 들을 준비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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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0691 ps0691
작성일
2023-03-01 13:00
조회
466

지난해 자살과 고독사로 부모를 잇달아 잃은 추승훈(가명·20)씨는 삶의 모든 시간이 ‘고통’이었다고 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Copyright@국민일보

“교회가 상담기관을 세우거나 연결해 나 같은 사람을 보살펴 주면 좋겠다”는 그의 말은 외로움의 시간을 견디는 이들의 호소처럼 느껴졌다.

서울 서초구 남서울교회상담센터는 골목 안 건물에 있다. 출입구는 도로면이 아닌 측면에 있고 간판은 입구 옆에 작게 붙어 있어 찾기가 쉽지 않다.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권정혜 남서울센터장은 27일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입구가 노출되지 않아 감사하다고들 한다”는 말을 했다.

 
“교회는 비신자든 누가 와도 포용하며 이야기 들을 준비 돼 있다”
“교회는 비신자든 누가 와도 포용하며 이야기 들을 준비 돼 있다”© Copyright@국민일보

추씨와 권 센터장의 말은 정서적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의 시대에 상담이 왜 필요한지 알려주는 동시에 많은 이들이 상담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이들은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물었을 때도 다른 대처 방법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문가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바로 상담이다.

경기도 과천 시냇가상담센터의 김창환 센터장은 “외로움 우울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상담은 꼭 필요하다”며 “상담을 통해 자신이 어떤 위기를 겪고 있는지 객관화하면서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냇가는 과천교회가 운영하는 상담센터다.

중요한 건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로움에 공감하고 이들을 배려하며 돕기 위한 사회·문화적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매커니즘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교회가 상담센터를 마련한 이유다. 경기도 화성 은혜사랑의교회 부설인 심리상담연구소 숲길 정성록 목사는 “교회는 누가 와도 포용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 상담센터를 보면 공통점이 있다. 대상을 기독인으로 한정 짓지 않았다. 숲길을 찾는 사람의 비기독인 비중은 50%다. 부산 수영로교회의 수영로심리상담센터를 찾는 기독교인도 70%다.

수영로센터 문성일 박사는 “타종교나 비신자인 분이 30%인데 상담을 받고 교회에 관심이 생긴 비신자도 있다”고 전했다.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배려도 눈길을 끈다. 시냇가나 남서울교회센터, 지구촌교회 글로벌상담소 등은 센터를 아예 교회 밖에 마련했다.

김 센터장은 “교회에서 운영하는지 모르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부담도 낮췄다. 권 센터장은 “재정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도 5000원, 1만원을 받는다”며 “상담자에게는 책임을 부여하고 피상담자에겐 상담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는 효과를 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남서울교회센터나 삼일교회 헤세드센터는 직장인을 위해 야간에도 운영한다. 비용이 저렴하다고 상담의 질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모두 상담전문가들이다. 모든 교회가 상담센터를 운영할 필요도 없다.

권 센터장은 “재정과 인적 자원이 풍부한 대형교회가 상담센터를 만들면 작은 교회는 지역을 살펴 상담이 필요한 이들을 연결해 주는 방식도 있다”고 제안했다.

상담할 땐 이렇게…

상담은 유료로

상담 전문가들은 상담에 필요한 최소한의 횟수로 10회를 제시한다. 그런데 무료로 상담하면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돈 때문’에라도 상담을 받으러 오게끔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같은 이유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연구소나 상담센터는 대부분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유료이긴 하지만 상담 비용은 일반상담센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50분 기준으로 일반상담센터보다 절반에서 4분의 1 수준이다.

접근은 일반 상담학 관점에서

상담자를 대할 때 일반 상담학을 토대로 접근해야 한다. 용어 역시 신학적, 기독교적 용어를 피해야 한다. 비기독인에게는 낯설 수 있고 왜곡된 신앙관을 가진 기독교인에게는 반발심을 키울 수 있어서다. 회복에 단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접근하기 전에 상담자가 갖고 있는 이슈, 핵심 문제를 짚어 나가고 이에 대한 치료 방법을 조언하는게 먼저다. 이어 신앙을 통한 회복의 방법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소그룹을 활용하라

교회에서 잘하는 소그룹이나 커뮤니티 모임을 활용하는 건 또 다른 방법의 상담이라는 제안도 있다. 가령 독서모임은 하나의 책으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건 ‘어떤 책’을 선택하느냐다. 기독 서적보다는 일반 서적이 대화를 이끌어내는 데 수월하다. 전하는 메시지 안에 복음을 담으면 된다. 교회 안의 모임을 외부로 열여 둔다면 비기독인에게도 접근이 쉽다.

서윤경 유경진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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